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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위로] 유산, 재임신, 육아, 둘째 임신

육아의 기쁨

by 신피아니스트 2020. 12. 4.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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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피아노 치는 워킹맘 신피아니스트 입니다.

 

그냥 곧 둘째가 태어날 때가 돼서 그런지 제 이야기를 해드리고 싶어서 이렇게 글을 씁니다.

 

 

한 달이면 둘째 딸이 태어나는데 첫째 딸이 태어날 때도 지금처럼

먼저 하늘나라에 간 우리 히트(태명)가 생각이 나네요.

 

 

저는 16년도 초겨울에 첫 임신을 했었어요. 그때 아이가 한참 하하 씨가 무한도전에서

히트다 히트! 를 외칠 때 남편이 그걸 보고 이 아이는 우리한테 히트다라고 하면서 태명을 지었어요.

 

 

그때는 대학교 석사를 하면서 공부하고 일하고 주부로 일도 한창 열심히 할 때였죠.

그만큼 남편도 많이 도와주고 작은 거 하나까지도 신경 써서 저를 케어 잘해 줬어요.

어느 가정처럼 서로 많이 돕고 부족한 부분 채워 가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죠.

 

 

그런데 임신 20주 차쯤 낮에 열심히 일을 하고 멀리 살고 계신 엄마가 놀러 와서 외식을 하고

집에 들어와 몸의 긴장을 놨을 때 어디서 뭔가 축축한 느낌이 들었어요.

'누가 물을 흘렸나'라고 생각할 정도로 몸에는 별 느낌이 없었는데

다리 사이로 흐르는 물을 보고 이건 뭔가 잘 못 됐다고 생각을 했죠.

 

 

급하게 집 근처 다녔던 산부인과를 갔고 응급실에서 흐르는 물이 양수라고 직감한 당직 의사가

검사 용지를 찍어 보더니 변하는 색을 보고 양수라고 확정을 했죠~

그런데 지금 제 상태를 케어할 수 없다고 큰 대학병원으로 이송을 해야 한다고 해~

남편 차를 타고 20km 떨어진 아주대학교 병원 응급실로 갔어요~

 

 

지금의 상태를 그 전 병원에서 알려준 대로 의사에게 전달하고

모든 검사가 시작됐죠~

검사 결과는 역시 "자궁 파막(균열)"

세균에 감염되지 않게 환자복으로 갈아 입고 링거을 꼽고 산부인과 수술실 바로 옆에 붙어 있는

커튼으로 좁게 칸막이를 한 산부인과 전용 응급실에 입원을 했어요~

 

 

거기에는 나이가 다소 높은 임산부, 쌍둥이 임산부, 하혈한 임산부 등 고위험 산모들이

케어를 받을 곳이었네요~

그때까지만 해도 의사 선생님 말을 잘 듣고 치료 잘 받으면 아이를 잘 지켜낼 수 있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하루, 이틀 시간이 갈수록 뱃속에 있는 아이는 양수가 줄어들어

터진 풍선 속 장난감처럼 제 배 안이 좁아서 웅크리고 있는 모습으로 변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기특한 게 심장소리는 누구보다 정확하고 신나게 잘 뛰었어요~

 

 

양수가 조금이라도 흘러내리면 안 되니 일주일째까지도 누워만 있었고

화장실도 침대 위에서 배변통을 이용하면서 이온 음료가 좋다고 해서 포카리스웨트

1.5L를 엄청나게 마셨죠. 그런데도 원인 불명으로 흐르는 양수는 멈추지 않고 저희는

선택의 순간이 오고 있음을 직감했어요.

 

 

일주일째 초음파는 양수가 거의 없는 아이의 모습만 관찰됐고

양수를 통해 영양분을 흡수하는 아이는 20주 이후 본격적으로 성장하면서 각막, 청력, 관절 등이

구조를 갖추는데 이 상태로 10개월 차까지 누워 지내면 태어나자마자 사망, 장애를 가지게 될

확률 95% 이상이라고 진단을 받았어요. 그리고 피아노를 치는 저로 산모의 근육이 다 무너져 내려

피아노를 다시 치려면 많은 재활이 필요하다고 하네요.

(일주일 누워 있으니 엉덩이가 없어지고 손가락이 잘 안 돌아가더라고요)

 

 

지금은 이렇게 글로 표현할 정도로 아이를 편안하게 마음에 담았지만

그때는 의사의 한마디 한마디가 마음을 찔렀고 옆에서 울고 있는 남편을 볼 때마다

가슴이 너무 아팠어요. 뒤늦게 들은 이야기지만 남편은 낮에 근무하고 밤에 잠깐 면회하고

집에 가서 일주일 동안 거의 잠을 못 잤다고 하네요

양수파막, 임신, 유산 관련된 공부를 하면서 밤을 새웠대요.

 

 

결국 저희는 배속에 있는 아이 상태가 안 좋아지면서 산모의 건강을 안 좋게 할 지경까지 와서

중도 유산을 하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아이의 심장 소리를 듣겠냐는 권유에 저와 남편은 안 듣겠다고 말하면서 결국 오열하면서

울음을 터뜨렸고 그 모습을 본 강단 있게 생긴 우리 의사 선생님도 눈물을 흘리시더라고요.

그 눈물이 정말 참 위로가 많이 되었어요. 끝까지 지켜주시겠다고 저희에게 힘을 주시려고 노력하셨지만

저희가 느끼기에도 차도 없이 계속 나빠진 상태의 몸과 태아를 보면서 하루라도 빨리 유산을 하는 게

산모의 건강을 유지하고 다음 임신을 위해서 좋은 걸 알았으면서 저희가 결정을 할 수 있게 기다려 주시고

그 선택이 옳았다고 위로해 주는 느낌을 눈물로 느낄 수 있었어요.

 

 

바다 같이 넓은 마음과 당차게 묶은 머리가 잘 어울리는 아주대 정** 선생님께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유도 분만을 하고 또 마음이 아팠던 게 법률상 16주 이상의 태아는 사망할 경우 적법하게

장례를 치러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남편한테 이후에 듣게 된 내용인데~ 유도 분만이 끝나면 태아는

인큐베이터에서 잠시 대기를 하고 장례식장에서 장의 인도를 하려고 장의 직원이 분만실 앞으로 옵니다.

 

 

태아는 출생신고를 하기 전에는 엄마의 소유?로 되어 ***엄마 아기로 불려집니다.

원래는 제가 인도해야 하나 누워있으니 저희 보호자인 남편이 인도를 진행합니다.

장례식은 비공개로 진행했고 3일째 발인날 화장을 통해 하나님 곁으로 아이를 보내주었습니다.

 

 

이후 몸은 출산을 한 것으로 인지해 젖이 차서 젖을 삭히느라

마사지도 받고 남편이 식혜 가루를 사 와 식혜처럼 우려서 진하게 마시면서 젖을 말렸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흘러 아픔을 잊으려고 여행도 다니고 피아노도 더 치고 ^^

선교 음악 봉사도 다녀오고 우연하게 찾아온 우리 첫째 딸을 임신해 잘 지켜서 벌써 31개월이 되었네요.

 

 

그리고 한 달 있으면 둘째 딸아이가 태어납니다.

 

제가 이 글을 쓰는 이유 중 하나는

 

제가 유산으로 힘들고 무엇을 해야 될지 몰랐을 때 온라인상에서 제 질문에 성심성의껏 답변해주시고

위로해 주셨던 블로그, 카페 온라인 분들이라서

 

지금도 어디서 임신, 유산으로 힘들어할 누군가에게 작은 위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 쓰네요.

 

일단 유산은 여성의 잘못도 아니고 당신의 잘못도 아닙니다.

 

아직도 임신, 유산에는 밝혀지지 않은 수많은 사례들이 있고 특히 유산은 대부분 원인 불명입니다.

그러니깐 아이를 여성이 품고 있다고 해서 모두가 내 잘못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나한테나 아이한테 안 좋은 생각입니다.

 

일단 최대한 유산이 안되려고 조심은 해야겠지만 요즘같이 워킹맘이 많은 현실에 그렇다고 사회와 단절되어

방안에만 있을 수 없는 환경에 계신 분들이 더 많다고 생각합니다.

 

 

많이 힘드시죠?

 

저도 하늘이 무너져 내리고 내일이 없을 것 같았어요~

이 아이만 내 아이고 다른 아이는 가질 자신이 없을 것 같았지요.

 

하지만 지금 아이는 하늘에서 나를 기다릴 거고 다음에 만났을 때 더 많아 안아주고 사랑해 줄 거야!

조금만 기다려!라고 생각하면서 보내줬고~

시간이 흘러 마음이 다스려지니 생각하지 못하게 우리 하트(지금 첫째 딸 태명)가 왔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좋은 일이 생기거나 나쁜 일이 생길 때 하나님께 기도도 하지만

하늘에 있는 우리 히트한테도 기도를 하면 마음이 편해지고 흐뭇해집니다.

 

 

이야기의 끝을 어떻게 끝내야 할지 모르겠지만

누군가에게는 그냥 잔잔한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슬플 때 많이 슬퍼하고 보내 줄 때 많이 울어주세요.

다만 주변에 당신을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으니 좌절하지 마세요 ^ㅡ^

 

 

 

당신은 소중한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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